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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튀김


A:이해할 수 없는 걸요. 유리 튀김은 무슨 맛으로 먹습니까?

B:그냥 나라는 사람은 원래 자극적인 것에 끌립니다.

A:허기졌습니까? 어려운 걸요.

B:원래 인간은 어렵습니다. 인간을 쉽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나를 쉽다, 
어렵다고 예측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나는 어렵고, 쉽고 라는 문제집 같은 답이 있는 인간이 아닙니다. 
나에겐 답이 없습니다. 인간을 쉽게 만들 때마다 느끼는 건, 그것들은 인간을 무력화하는 것이지요.

A:글쎄요. 그럼 내가 어떻게 당신을 이해하나요.

B:인간은 이해하려면 복잡합니다. 나는 당신의 이해를 원하지도 않지요. 
당신도 복잡하지만 그걸 태연한 척 숨기고 있지요.

인간에 대한 서술이 단순했던 적이 있었나요? 인간을 알아내려면, 인간을 
쉽게 얘기하는 게 얼마나 해괴망측한 일인 것을 알게되지요. 그건 마치 어떤 인간의 
집념과 상처에 대해, 그저 그것들을 쉽게 쉽게 내버려두라는 잔소리랑 같은 거지요.

그런 이들 말대로 인간의 모든 것이 쉽게 풀리는 것들이라면, 
인간에게 감정은 그저 퇴화된 맹장같은 겁니다. 
기억도 쓸모있다면, 그저 잊을 수 없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냥 나라는 인간이 유리 튀김을 만들어 먹었다고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왜 유리 튀김을 만들어 먹었는지, 왜 당신들처럼 오징어를 튀기거나, 
고구마를 튀겨먹지 않았는지 나의 행동에 의심을 품거나, 
의문을 제시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나는 왜 당신들이 고구마나 오징어 따위나 튀겨 먹게 질문지를 만들고 
정답을 매기는지 의문을 가지기 마련이니까.

A:글쎄요. 우리들의 존재를 배제하면서까지 당신이 고구마나, 오징어가 아닌, 
굳이 유리를 튀겨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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